성어모음 55

사공견관(司空見慣)

- 사공이 자주 보아 익숙하다, 귀하지 않고 일상적인 일 [맡을 사(口/2) 빌 공(穴/3) 볼 견(見/0) 익숙할 관(心/11)] 우리나라 稀姓(희성)의 하나인 司空(사공)은 고려 때 正一品(정일품)의 벼슬 명칭이라 하고 工曹(공조)판서를 달리 부르는 이름이라도 한다. 여기서의 사공은 고대 중국 周(주)나라부터 내려온 관직명으로 수리와 건축을 담당했다고 했다. 사공을 맡은 벼슬아치가 자주 보아 익숙해졌다(見慣)는 말은 흔히 접하는 물건이라 귀하거나 신기하지 않다는 것을 비유한다. 이런 성어야말로 고사를 모르면 짐작도 할 수 없다. 우선 唐(당)나라의 시인 劉禹錫(유우석, 772~842)과 李紳(이신, 772∼846)이 등장하고, 그 시구에 이 말이 사용된 후 자주 보아 익숙하거나 일상적인 것을 가리키게..

성어모음 2021.10.04

산자수명(山紫水明)

- 산빛이 곱고 강물이 맑다, 산수가 아름다움 [메 산(山/0) 자줏빛 자(糸/6) 물 수(水/0) 밝을 명(日/4)] 산속의 초목이 선명(山紫)하여 아름답고 강물이 맑다(水明). 그만큼 그윽하고 아름다운 풍경은 찾기 드물다. 농경을 주로 하여 살아온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 자연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절대적이고 소중한 존재였다. 그래서 자연을 벗 삼아 초야에 묻혀 살기를 원하는 선비가 많았고, 또 그런 전원생활을 그린 그림 산수화나 시가도 많았다. 산의 풍경이 아름답고 물이 깨끗한 모습을 나타낸 성어도 山明水麗(산명수려), 山明水紫(산명수자), 山明水淸(산명수청), 山紫水麗(산자수려) 등 다수다. 여러 표현이 있는 것과 달리 山紫水明(산자수명)이라 함께 쓴 말의 딱 떨어지는 출처는 찾기 어렵다. 조선 ..

성어모음 2021.10.03

교언영색(巧言令色)

- 아첨하는 말과 비위맞추는 얼굴 표정 [공교할 교(工/2) 말씀 언(言/0) 하여금 령(人/3) 빛 색(色/0)] 말을 조리 있게 잘 하면 모두들 우러러본다. 옳지 못한 일에 항거하지 못하고 입 다물고 있을 때 앞장서 할 말을 하면 지도자감이다. 이처럼 구변이 좋은 사람을 ‘蘇張(소장)의 혀’라 하여 중국의 변설가 蘇秦(소진)과 張儀(장의)를 닮았다고 하고, 폭포수가 떨어지듯 시원하다고 口若懸河(구약현하)라며 치켜세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말 잘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고 알랑거리는 아첨의 말이 되기 쉽다고 본 것이다. 특히 孔子(공자)는 ‘論語(논어)’의 곳곳에 말에 대해서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말투를 듣기 좋게 교묘하게 하고(巧言) 보기 좋게 얼굴색을 꾸민다(令..

성어모음 2021.10.02

이령지혼(利令智昏)

- 이익은 지혜를 어둡게 만든다. [이할 리(刂/5) 하여금 령(人/3) 슬기 지(日/8) 어두울 혼(日/4)] 눈앞에 이익을 보고 그냥 지나치기는 완전히 초월한 도인이 아니고선 없을 것이다. 그 이익이 합당한 것이 아니면 취하지 말라는 가르침은 많다. 孔子(공자)는 ‘이익에 끌려 행동하면 원망이 많아진다(放於利而行 多怨/ 방어리이행 다원)’라 했고 孟子(맹자)는 梁惠王(양혜왕)에게 인과 의를 말씀하지 않고 어찌 이익을 찾느냐고 면박 준다(何必曰利/ 하필왈리). 그러나 이런 성인이 꾸짖더라도 인간은 날 때부터 이기적이니 누구나 자기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가르침을 따르지 않아 이익에 눈이 어둡게 되면 사리분별을 제대로 못하게 되니 탈이다. 利令智昏이 바로 이익은 지혜를..

성어모음 2021.10.01

살풍경(殺風景)

- 메마르고 삭막한 풍경, 꼴불견 행위나 그런 짓을 하는 사람 [죽일 살(殳/7) 바람 풍(風/0) 볕 경(日/8)] 자연의 모습이나 어떤 정경을 나타내는 風景(풍경)에 죽일 殺(살)이 붙었다고 무시무시한 것은 아니다. 경치를 실제 파괴하는 것은 아니고 정취 없는 메마른 풍경이나 어떤 분위기가 삭막하다면 정나미가 떨어진다. 이런 모습은 그래도 고개만 돌리면 그만인데 그렇지 못한 꼴불견은 눈살이 찌푸려진다. ‘갓 쓰고 자전거 타기’, ‘남이 은장도를 차니 나는 식칼을 낀다’는 행위는 주견이 없고 주위 환경과 형편에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주변에 피해는 주지 않는다. 하는 짓이 도덕적인 기본 질서를 무시하고 眼下無人(안하무인)의 행태를 자행한다면 손가락질 받기 십상이다. 처음으로 풍경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

성어모음 2021.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