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어모음 55

집기양단(執其兩端)

- 양극단을 바르게 잡아 치우치지 않다, 중용을 실천하다. [잡을 집(土/8) 그 기(八/6) 두 량(入/6) 끝 단(立/9)] 일상에서 많이 듣는 中庸(중용)의 말은 쉽다.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에 있다, 그래서 홀로 떳떳하다 등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중용은 어렵다. 뜻은 알아듣기 쉽다고 해도 실천에는 성인도 어렵기 때문이다. 몇 가지 사례만 보자. 孔子(공자)가 극단적인 경향과 소극적인 성향의 두 제자를 깨우치면서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過猶不及(과유불급)이라 했다. 孟子(맹자)에는 중용을 취했더라도 그것을 판단할 공정한 저울이 없으면 執中無權(집중무권)이라며 또 하나의 고집이 되고 만다는 말이 나온다. 공자의 손자 子思(자사)가 엮은 ‘中庸(중용..

성어모음 2021.09.24

지강급미(舐糠及米)

- 겨를 핥다 쌀까지 먹는다. [핥을 지(舌/4) 겨 강(米/11) 미칠 급(又/2) 쌀 미(米/0)] 처음에는 겨를 핥다가 나중에는 쌀까지 먹는다는 뜻으로, 욕심이 점점 커짐을 이르는 말이다. 어려운 글자로 된 성어지만 舐糠(지강)은 송아지를 핥는 어미 소의 사랑 舐犢之情(지독지정)이나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을 때의 아내 糟糠之妻(조강지처)라 할 때 쓰는 그 글자다. ‘청을 빌려 방에 들어간다’란 우리 속담과 똑 같다. 대청을 빌려 쓴다는 구실로 시작해서 방에까지 들어간다는 뜻으로, 염치없이 처음에 한 약속을 어기고 야금야금 침범해 들어감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旬五志(순오지) 성어로 借廳入室(차청입실)이다. ‘史記(사기)’의 열전 중에 吳王(오왕) 濞(비, 濞는 물소리 비) 편에 나온다. 漢(한)을..

성어모음 2021.09.24

거세개탁(擧世皆濁)

- 온 세상이 모두 흐리다, 위아래 모든 사람이 바르지 않다. [들 거(手/14) 인간 세(一/4) 다 개(白/4) 흐릴 탁(氵/13)] 온 세상(擧世)이 모두 흐리다(皆濁)는 지위의 높고 낮은 구분 없이 바르지 않고 부정에 물들어 있다는 비유다. 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부정부패와 멀리 하라고 꾸준히 깨우쳤지만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누구든 남의 부정은 비난하되 그것이 자기에 미치고, 손해를 입게 되는 것은 조금도 용납 않는 이기심이 있기 때문이다. 온 세상이 모두 바르지 않다고 개탄한 말을 처음 작품에 남긴 사람은 屈原(굴원)을 꼽는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楚(초)나라의 정치가이자 시인으로 모함에 빠져 울분의 나날을 보내다 汨羅水(멱라수, 汨은 골몰할..

성어모음 2021.09.24

불학지인(不學之人)

- 배우지 못해 멋대로 행동하는 사람 [아닐 불(一/3) 배울 학(子/13) 갈 지(丿/3) 사람 인(人/0)] 배운 것이 없어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을 不學無識(불학무식)하다고 한다. 배우지 않아 재주가 없고 사리에 어두우면 不學無術(불학무술)하다고 손가락질한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고 目不識丁(목불식정)이라 문자를 써가며 비아냥대기도 한다. 하지만 지식이 전부가 아니고 살아가는 데에는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가 필요하다. 농사짓는 데엔 고무래 丁(정)자를 몰라도 하등 지장이 없고, 또 다방면으로 전문가가 많아진 오늘날 조금 안다고 우쭐거릴 일은 더욱 아니다. 그래서 많이 배운 사람이 도리어 억지스런 행동이나 정의에 어긋나는 짓을 하는 것이 더 不學(불학)이다. 너무나 뜻이 단순해 고사가 없을 것 같..

성어모음 2021.09.24

촉견폐일(蜀犬吠日)

- 촉 지방의 개가 해를 보고 짖다, 식견 좁은 사람이 현인을 비방하다. [나라이름 촉(虫/7) 개 견(犬/0) 짖을 폐(口/4) 날 일(日/0)] 가장 오래된 가축인 개는 인간과 또 가장 가깝다. 1만 8000년 전부터 길렀다는 개는 냄새를 잘 맡고 귀가 밝아 사냥에 제격이었고 주인에게 충성했다. 요즘엔 반려견으로 더욱 사랑받는다. 주인이 불에 탈 위험에 처하자 몸에 물을 적셔와 구한 獒樹(오수, 獒는 큰개 오)의 전설은 여러 지방에서 전해온다. 충성스럽고 영리하다고 해도 개는 역시 개라 부정적 의미의 비유로도 많이 쓰인다. 폭군이 기르는 개는 성군을 보고도 짖는다는 桀犬吠堯(걸견폐요)와 같이 주인만 섬긴다. 다른 곳에서 개소리만 들리면 무조건 짖는다고 一犬吠形 百犬吠聲(일견폐형 백견폐성)이라 했다. ..

성어모음 2021.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