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어모음 55

법불아귀(法不阿貴)

- 법은 권력자에 아첨하지 말아야 한다. [법 법(氵/5) 아닐 불(一/3) 언덕 아(阝/5) 귀할 귀(貝/5)]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이 법이다. 그 강제력이 힘 있는 권력자나 돈 있는 부자를 피해 가면 법이 아니다. 作法自斃(작법자폐)에서 나왔듯이 法 집행은 물 흐르듯이 해야 하고, 옛 글자 灋(법)에 유무죄를 아는 상상의 동물 해태 廌(치)가 들어 있는 것이 그 때문이다. 서양에서도 정의의 여신이 한 손에는 칼, 다른 한 손에는 죄의 무게를 다는 저울을 들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저울 없는 칼은 물리적인 폭력에 지나지 않고 칼 없는 저울은 무력한 것이 될 뿐이므로 저울과 칼이 함께 갖추어질 때에만 법은 지켜진다’고 독일의 법학자 예링은 말했다. 중국 法家(법가)의 확립자 韓非(한비)는..

성어모음 2021.09.24

서시빈목(西施矉目)

- 서시가 눈을 찡그리다, 추녀가 흉내 내다 망신당하다. [서녘 서(襾/0) 베풀 시(方/5) 찡그릴 빈(目/14) 눈 목(目/0)] 중국에서 미인의 대명사 西施(서시)는 四大美人(사대미인) 중에서도 첫손으로 꼽는다. 시대에 따라 관점이 달라지겠지만 콘테스트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문헌에 많이 오르내려 유명해진 미인이다. 春秋時代(춘추시대) 越(월)나라 왕 句踐(구천)이 총애했던 서시가 가장 오래 됐고, 그 뒤로 王昭君(왕소군), 貂蟬(초선, 貂는 담비 초), 楊貴妃(양귀비)가 따른다. 미인을 나타내는 말 중에서 물고기가 부끄러워 물속으로 숨고, 기러기가 땅에 떨어진다는 沈魚落雁(침어낙안)의 침어가 서시를 가리켰고 낙안은 왕소군이다. 참고로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에 숨고 꽃이 부끄러워하는 閉月羞花(폐월수화..

성어모음 2021.09.24

일궤십기(一饋十起)

- 식사 중에 열 번이나 일어나다, 손님맞이에 정성을 기울이다. [한 일(一/0) 먹일 궤(食/12) 열 십(十/0) 일어날 기(走/3)] 나라를 잘 다스리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는 지도자들의 모습은 여러 성어로 남아 있다. 훌륭한 인재를 맞이하기 위해 세 차례나 찾아간다는 三顧草廬(삼고초려)의 劉備(유비), 귀한 손님이 찾아왔을 때 식사도 중단하고 영접하는 吐哺握髮(토포악발)의 周公(주공)이 잘 알려져 있다. 이들보다 훨씬 앞선 중국 전설상의 夏(하) 왕조 시조 禹王(우왕)에게는 관련성어가 훨씬 많다. 성군 堯舜(요순)의 뒤를 이어 禹(우)가 천자가 된 것은 대홍수의 물길을 잡은 治水(치수)의 공이 컸다. 그는 이 일을 맡은 동안 자기 집 문 앞을 지나면서 들어가지 않았다는 過門不入(과문불입)을 13년간..

성어모음 2021.09.24

백면서생(白面書生)

– 글만 읽어 세상일에는 경험이 없는 사람 [흰 백(白/0) 낯 면(面/0) 글 서(曰/6) 날 생(生/0)] 들에 나가 땀 흘려 일을 해 본 적이 없어 얼굴이 하얗다(白面). 그러면서 집 안에서 글만 읽어(書生) 모르는 것이 없다. 하지만 세상일에는 경험이 전혀 없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모든 일에 잔소리나 하고 나서기 좋아하는 선비를 가리킨다. 이럴 때 먼저 떠오르는 ‘남산골 딸깍발이’란 말이 있다. 옛날 서울 남산 밑에 모여 살던 몰락한 선비들이 가난하여 맑은 날에도 나막신을 신고 다닌 데서 유래했다. 비록 딸깍거리며 가난하게 살아도 고집스럽게 줏대를 지키며 세상 이치는 꿰고 있는데서 허풍선이 서생과는 차이가 난다. 이 말은 처음 말을 타고 전장에 나가 싸우는 검붉은 얼굴의 무관에 비해 집에서 ..

성어모음 2021.09.24

추풍소낙엽(秋風掃落葉)

- 가을바람에 낙엽이 휩쓸리다, 낡은 세력을 일소하다. [가을 추(秋/4) 바람 풍(風/0) 쓸 소(扌/8) 떨어질 락(艹/9) 잎 엽(艹/9)] 식물의 잎이 날씨 등 환경의 적응으로 양분을 보내고 말라서 떨어진다. 낙엽을 보고 생명을 다한 처량한 신세를 느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비상한 감각을 지닌 철인들은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를 보고 한 해가 저무는 것을 알고(見一葉落而 知歲之將暮/ 견일엽낙이 지세지장모), 낙엽은 결코 죽지 않고 새로운 생을 준비하는 목소리라 느낀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스산한 가을바람(秋風)에 휩쓸려 날아가는 나뭇잎(掃落葉)을 보면 형세가 다한 초라한 모습이고 전성기를 호령하다 시들어 떨어지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 말은 바람의 입장에서 강력한 힘으로 낡은 세력을..

성어모음 2021.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