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어모음 55

호우고슬(好竽鼓瑟)

- 피리를 좋아하는데 거문고를 타다, 구하는 방법이 다르다. [좋을 호(女/3) 피리 우(竹/3) 북 고(鼓/0) 큰거문고 슬(玉/9)] 사람들은 모두 남보다 잘 하는 장점이 있고 그 능력이 인정되기를 원한다. 가만히 있어도 사방에 빛이 나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기에 자신의 능력을 떠벌리거나 윗사람의 눈에 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문제는 정도가 지나쳐 알랑거리는 阿諂(아첨)으로 비치면 모두에게서 욕을 먹는다. 자신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큰소리쳐도 금력이나 권세 앞에서는 ‘인간은 아첨하는 동물’이라는 말대로 모르는 새 무력해진다. 윗사람도 마찬가지다. 공정을 내세우고서 자기 취향에 맞는 사람을 발탁한다. 피리를 좋아하면(好竽) 다른 사람이 거문고를 잘 연주해도(鼓瑟) 그 능력을 알아줄 수가 없다...

성어모음 2023.02.15

사이불후(死而不朽)

- 죽어서도 썩지 않고 남는 것 [죽을 사(歹/2) 말이을 이(而/0) 아닐 불(一/3) 썩을 후(木/2)] 썩지 않는 것이 不朽(불후)다. 불후의 명작은 옛날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문학 고전이나 예술 작품이다. 그것을 낳은 작가들은 오래 전에 세상을 떴어도 작가의 이름이나 작품은 빛을 발한다. 不滅(불멸)의 李舜臣(이순신) 장군의 공로는 우리 역사에 영원히 남아 그 불후의 업적을 기린다. 죽어서도 영원히 변치 않고 없어지지 않는 작품이나 업적을 말하는 이 성어는 사용된 역사도 오래돼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서 유래했다. 魯(노)나라의 학자 左丘明(좌구명)이 孔子(공자)의 春秋(춘추)를 해석한 책 중 역사적인 해석과 인물묘사가 뛰어나 문학작품으로도 훌륭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 책의 襄公(양공) 24년..

성어모음 2023.02.14

각골난망(刻骨難忘)

- 남의 은혜가 뼈에 새길 만큼 커서 잊히지 않다. [새길 각(刂/6) 뼈 골(骨/0) 어려울 난(隹/11) 잊을 망(心/3)] 뼈에 새길(刻骨) 정도로 잊을 수 없다(難忘)는 말은 원한을 잊을 수 없다는 뜻도 되겠지만 은혜를 잊지 못한다고 강조할 때 더 많이 쓴다. 증오나 한을 잊지 못할 때는 骨髓(골수)에 사무치다, ‘뼛골에 사무치다’로 약간 달리 표현한다. 남에게 큰 은혜를 입고도 갚을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지 ‘머리 검은 짐승은 남의 공을 모른다’는 속담이 전한다. 또 ‘큰 은혜는 갚을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작은 원한은 반드시 갚으려 한다‘고 菜根譚(채근담)에도 타이른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고사를 인용하면서 곧잘 깨우치는 성어가 많다. 뼈에 새기면서까지 은혜를 잊지 못한다는 이 말이 가장..

성어모음 2023.02.13

감배하풍(甘拜下風)

- 바람 불어가는 쪽으로 절을 하다, 스스로 몸을 낮추다. [달 감(甘/0) 절 배(手/5) 아래 하(一/2) 바람 풍(風/0)] 사람이나 사물의 질이 낮은 것을 일러 下風(하풍)이라 한다. 사전에는 이 뜻 밖에 없지만 바람이 불어가는 쪽이란 의미로 사용된 곳이 많다. 孫子兵法(손자병법)에 나오는 전술에 따른 火攻(화공)의 다섯 가지 원칙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 ‘화공은 바람이 위를 향할 때 실시하고, 바람이 아래로 향할 때는 공격하지 않는다(火發上風 無攻下風/ 화발상풍 무공하풍).’ 바람이 불어가는 쪽은 말소리가 잘 들리는 곳으로 민의가 향하는 곳이기도 하다. 바람이 불어가는 쪽을 향하여 기꺼이 머리 조아려 절을 한다(甘拜)는 것은 대의를 좇아 자신을 낮춘다는 뜻이다. 바람과 맞서 싸울 때는 逆風(역..

성어모음 2023.02.12

당주조한(噇酒糟漢)

- 지게미를 먹고 술 마신 듯 행세하다, 다 깨닫지 못한 얼치기 [먹을 당(口/12) 술 주(酉/3) 지게미 조(米/11) 한수 한(氵/11)]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얼치기가 일을 망친다. 진짜를 교묘하게 모방하여 행세를 할 때 어지간한 사람들은 그냥 넘어간다. ‘가짜가 진짜를 뺨친다’는 속담은 실제 재주를 가진 사람보다 더 잘 포장하여 큰소리친다는 뜻이다. 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이 아니니 화려한 겉모습만으로 평가하면 낭패 본다. 불교에서 깨우치는 말로 순수한 진리를 깨우치지 못한 사람을 혼내는 성어가 있다. 술을 마신 듯이 행세하지만(噇酒) 실제는 술지게미만 먹은 놈(糟漢)이란 어려운 글자를 썼다. 禪(선)의 진수이고 선 문학의 선구라고도 평가받는 ‘碧巖錄(벽암록)’에 일화가 실려 있다. 심오하고 진지한..

성어모음 2023.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