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즉난변(久則難變) - 오래된 것은 바꾸기 어렵다.
[오랠 구(丿/2) 곧 즉(刂/7) 어려울 난(隹/11) 변할 변(言/16)]
고사성어 풀이 : ‘시간은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거장의 손길/ ../시간을 견뎌낸 것들은 빛나는 얼굴이 살아난다.’ 박노해 시인의 시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의 한 구절이다. 이전부터 연면히 이어오는 옛날의 전통이나 작품은 마르지 않는 샘처럼 향수와 지혜를 안겨주기에 영원하다. ‘옛말 그른 데 없다’는 속담은 조상의 지혜가 담긴 말을 명심하면 잘못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중국 後漢(후한)의 유학자 王符(왕부)도 좋은 말을 남겼다. 캄캄한 방 안의 물건을 찾는 데에는 불보다 좋은 것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도를 당대에서 찾는 데에는 고전보다 좋은 것은 없다(索道於當世者 莫良於典/ 색도어당세자 막량어전)’고 했다.
선인의 지혜가 담겨 예부터 내려오는 것은 취하는 것이 당연하다. 간혹 시절이 변하면서 조금씩 바뀌었으면 하는 관습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좋은 것이든 바꿨으면 하는 것이든 오래된 것은(久則) 쉽게 바꾸기 어렵다(難變). 이 성어는 ‘孟子(맹자)‘에서 사용되어 전해졌다.
齊(제)나라 사람인 제자 公孫丑(공손추)와 맹자의 문답에서다. 맹자가 요직에 오른다면 유명한 재상 管仲(관중)과 晏子(안자)와 같은 공적을 실현할 수 있겠는지 제자가 물었다. 맹자는 제나라와 같이 갖춰진 나라에선 왕도를 실현하기가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쉽다고 답했다.
공손추가 다시 미심쩍다며 질문한다. 周(주)나라의 선왕 文王(문왕)은 덕을 100년이나 베풀었는데도 천하에 두루 미치지 못하고 武王(무왕)과 周公(주공)이 이은 다음에야 천하가 교화된 것은 왕도가 쉽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란 의문이다. 맹자가 설명한다. 문왕이 일어날 때 殷(은)나라는 湯王(탕왕)부터 20대 임금 武丁(무정)에 이르기까지 어질고 성스런 군주 6, 7명이 어진 정치를 했다며 이어간다.
‘현군에 의해 천하 사람들의 마음이 은나라로 돌아간 지 오래 되었고, 오래 되면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다(天下歸殷久矣 久則難變也/ 천하귀은구의 구즉난변야).’ 포악한 紂王(주왕)은 집권이 오래 되지 않았고, 문왕이 작은 기반으로 몰아내어 백성의 마음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오래된 옛것은 모두 지켜야 할 것은 아닐지라도 우리나라의 정치제도는 지나치게 자주 바뀌는 편이다. 일제 강점기 이후 탄생한 대한민국이 혁명과 군사정변으로 뒤집히고, 군사독재정권은 민주화 운동으로 사라졌다.
이어진 민주 정권도 보수와 진보의 극심한 대립에 의해 교체되고, 바뀌고 나면 이전의 제도와 인물은 부정당하고 적폐로 찍히기 다반사다. 전체의 뜻에 의해 바꿀 것은 바꾸되 옛것을 본받아 변화시킬 줄 알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溫故知新(온고지신), 法古創新(법고창신)은 바뀌지 않는 진리다. / 사자성어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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