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어모음

사자성어 : 도불습유(道不拾遺)

한국어자문회 2021. 10. 7. 08:00

도불습유(道不拾遺) - 길에 떨어진 물건을 줍지 않다, 법이 엄격함
[길 도(辶/9) 아닐 불(一/3) 주울 습(扌/6) 남길 유(辶/12)]


고사성어 풀이 : 길에 떨어진 물건이라도 주워 자신이 가지지 않는다는 말에는 뜻이 약간 상반된 두 가지를 포함한다. 나라가 잘 다스려져 백성의 살림이 풍족하고 남의 물건을 탐내지 않는 것이 첫 번째 뜻이다. 다른 하나는 형벌이 무시무시하여 백성이 법을 어길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기도 한다. 뜻이 路不拾遺(노불습유)와 같아도 출처를 달리 한다. 너도나도 남을 생각하여 자발적인 것은 좋지만, 사소한 것까지 법으로 옭아매어 간섭한다면 경제를 해결해 준다고 해도 평온한 나라는 될 수 없다. 다스리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필요 없이 실컷 먹어 부른 배를 두드리는 鼓腹擊壤(고복격양)과는 비교할 수 없다.

戰國時代(전국시대) 정치가 商鞅(상앙)은 엄격한 법치를 시행하여 그를 발탁한 秦(진)나라를 강국으로 만들었다. 법률을 정비하고 토지와 세제를 개혁하여 통일의 기초를 놓았다. 한번은 태자가 법을 어기자 그를 가르쳤던 스승을 벌하는 등 법 시행에 가차 없었다. 이렇게 10년이 지나자 ‘길에 떨어진 물건을 줍는 자가 없었고, 산에는 도적이 없어졌고, 집집은 풍성해졌다(道不拾遺 山無盜賊 家給人足/ 도불습유 산무도적 가급인족)’고 했다. ‘史記(사기)’의 商君(상군)열전에 나온다.

孔子(공자)가 魯(노)의 재상으로 있을 때 덕화정책을 펼쳐 물건을 사고팔 때 속이는 일이 없었고, 남녀가 달리 걸어 문란한 일이 없었다. 또 ‘길에 떨어진 물건을 줍지 않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여행 오면 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잃은 물건을 찾을 수 있었다(塗不拾遺 四方之客至乎邑者不求有司 皆予之以歸/ 도불습유 사방지객지호읍자부구유사 개여지이귀)고 했다.’ 칠할 塗(도)는 길의 뜻. 역시 ‘사기’의 공자세가에 실려 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鄭(정)나라 재상 子産(자산)도 지배층을 억누르고 신상필벌을 엄격히 적용하는 등 잘 다스렸다. 그랬더니 ‘나라에 도적이 없어졌고 길에 물건이 떨어져도 주워가지 않았다(國無盜賊 道不拾遺/ 국무도적 도불습유)’고 했다. 이 내용은 ‘韓非子(한비자)’의 外儲說(외저설) 左上(좌상)편에 있다

길가에 떨어진 남의 물건을 줍지 않더라도 강제에 의한 것인지 몸에 밴 것인지 차이가 난다. 상앙은 큰 업적을 이뤘지만 신임했던 왕이 죽자 새 왕에 의해 쫓기다 자신이 제정한 車裂刑(거열형)으로 사지가 찢겨 죽었다. 도덕으로 규제할 수 있는 것까지 규제한다면 모든 것이 위축되어 부른 배를 두드리는 太平烟月(태평연월)이 올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 사자성어 모음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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